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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8 을왕리 해수욕장 (3)

을왕리 해수욕장

travel 2010/01/28 20:24

남편을 보내고 나혼자 1년을 사는동안
혼자 해볼수 있는 일은 되도록 많이 해볼생각이다.
혼자서 여행하기 혼자 식당에서 밥먹기 혼자 영화보기 등등..
하긴 남편이 없으니 어쩔수 없이 혼자 해야하는 일들이다.

혼자하는 첫번째 여행으로 공항근처를 돌아보기로 했다.
검색해 보니 을왕리 해수욕장이 적당할것 같아
가는 버스편과 돌아오는 버스편을 알아놨다.
근데 막상 남편을 보낼생각을 하기 울쩍한 마음이 들어 
여행이구 뭐구 다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였는데
남편도 혼자 쓸쓸히 돌아가는게 걱정이 되었는지 공항에 있지말고 어디든 가라고 해서
계획대로 가보기로 했다.

남편을 10시쯤 보내고
빠른걸음으로 1층으로 내려가 춘천으로 내려오는 2시버스표를 끈어놓고
다시 3층으로 올라와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가는 버스(302번)를 탔다.
매표소에 물어보니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왔다갔다 해도 시간은 넉넉했다.
요금은 천원이였고 카드결재도 되는 버스라 남편한테 받은 만원짜리를 내고 거슬러 받지 않아도 되니 편했다.
버스에 여름엔 사람이 많겠지만 겨울이라 열댓분 계셨는데 
어느 중년의 부부가 초행길이신지 버스기사님에게 이것저것 여쭤봤다.
기사님도 친절하게 잘 대답해 주시더니 그분들이 내리시자마자 할머니 손님이 뭘그렇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며
푯말 써있으면 그거보고 가면되지 사람귀찮게 한다며 볼멘소리를 하셨다.
그랬더니 기사님도 아까는 별내색 안하시더니 할머니말에 말장구를 치시며 자신도 짜증난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며 할머니와 몇분동안 대화가 오고갔다.
그걸 듣고있자니 참 안타까웠다.
인천공항근처니 여행자들이 많을텐데 그런곳조차 서비스가 제대로 안돼있는것 같아 놀라운 마음까지 들었다.
초행길에 불안한 여행자의 마음을 헤아리셔서
친절히 가르쳐주면 묻는사람도 대답해 주는 사람도 보람될텐데 말이다.

버스를 타고 한 15분정도 달렸더니 을왕리 해수욕장이라고 안내멘트가 나온다.
나와 한쌍의 커플이 같이 내렸다.
어리버리한 나는 그 커플들도 해수욕장으로 갈것을 확신하고 따라가다가 위를 보니
크게 을왕리 해수욕장이란 푯말이 써있고 횟집들사이로 들어가니 해수욕장이 나왔다.

아담한 해수욕장이라 한눈에 다 들어온다.
오랫만의 겨울바다다. 남편이랑도 겨울바다를 봤었던가...
미국가기전에 한번 갈까 생각했었는데 결국 혼자 오게 됐다.
고운모래들이 단단해져 있어 발이 빠지지않아 걷기에 매우 좋았다.
저끝에서 저끝까지 걸어도 시간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고 걸을때마다 
미세하게 출렁거리는 느낌이 마치 살아 있는것 같았다.

오전시간이라 그런지 해수욕장에는 아까 그커플과 나뿐이였다.
그 커플들이 나를 보면 처량하다고 생각했을려나..
근데 난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바람도 많이불고 차가웠지만 시원했고 첫 여행지에 성공적으로 도착했다는 뿌듯함이 나를 압도한것 같다.
걷다가 사진찍다가 모든연인들이 하는 모래사장에 글씨도 썼다가 그러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속마치고 비행기탑승하러 이동중에 한것이라고 한다.
아직 한국이구나..갑자기 또 울컥해졌다.
해수욕장 오는 버스안에서 창밖을 보다가 잠시 울컥했는데 
목소리 들으니 또 눈물이 나서 목이 메였다.
아..정말..그리운 사람..
한동안 이런증세가 지속될것같지만 그냥 그러는데로 흘려보내기로 했다.

콧물이 나오는줄도 모르게 나올정도로 추웠다. 
겨울엔 1시간이상 머물기는 힘들것 같다.
둘이 있어도 추운건 마찬가지인지 같이 갔던 커플도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나왔다.
다시 인천공항으로 가니 12시가 안돼서
표를 바꿔 12시 버스를 탔다. 시간이 조금 빠듯해 조금 뛰었다.
간밤에 잠을 많이 못자서 버스타면 바로 골아 떨어질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우리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과 통화를 하고 창밖을 보니 또 울컥한다.
바쁘게 다닐때는 몰랐는데 혼자가만히 있으니 그런다.
을왕리 해수욕장을 다녀오길 잘한것 같다.
남편보내고 바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으면 많은 눈물을 흘렸을것 같다.
남편은 아직도 한창 날아가고 있겠지..
먼곳까지 잘 도착하기를 빈다.

2010. 1. 28
을왕리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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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실밥소녀